스페셜톡
My Chemical Romance ‘Welcome to the Black Parade’(2006) – 청춘에게 바치는 가장 드라마틱한 록 찬가
2025.07.14

인터뷰를 보면 “인간 정신의 승리”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다소 거창하지 않나 싶겠지만 음악을 들어보면 그럴 자격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단순한 펑크(Punk)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측면에서 이 곡과 비등한 성취를 일궈낸 경우는 많지 않다. 그린 데이(Green Day)의 『American Idiot』(2004)을 비롯한 극소수의 작품이 거론될 수 있을 것이다.

때는 2007년이었다. 마이 케미컬 로맨스(My Chemical Romance)의 첫 내한 소식을 접하자마자 티켓을 질렀다. 공연 날짜가 다가오면서 기대감은 하늘로 치솟았다. 『The Black Parade』의 수록곡을 라이브로 접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행복지수가 급상승하는 느낌이었다. 앨범의 타이틀인 ‘Welcome to the Black Parade’를 대체 몇 번이나 반복 감상했을까를 헤아려봤다. 글쎄. 모르긴 몰라도 100번은 넘었을 터였다.



예로부터 과한 기대는 금물이라 했다. 오죽하면 “너무 많은 사랑은 당신을 죽일 것”(Too Much Love Will Kill You)이라고 노래한 밴드도 있었겠나. 아뿔싸. 보컬 제라드 웨이(Gerard Way)는 고음이 나올 때마다 한 옥타브 낮은 키로 부르거나 관객석으로 마이크를 돌렸다. 뭔가 폭발할라 치면 짜게 식었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랬다. 그들의 라이브는 나를 죽였다. 관 뚜껑에 못을 박아버렸다.

앨범 전체의 콘셉트 는 삶과 죽음이고, 주인공은 ‘환자(Patient)’다. 그는 암으로 인해 곧 죽을 운명에 처했다. 환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갔던 마칭 밴드의 공연을 회상한다. 그러면서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 한다. 그는 삶의 고통을 이겨내고 블랙 퍼레이드를 당당히 걸어간다. 밴드에 따르면 블랙 퍼레이드는 “혼자 걷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의 길”이다.



키는 G장조. 처음 등장하는 피아노 인트로는 G5음으로 시작해 총 11개의 음으로 이뤄졌다. 이 인트로는 점점 고조되면서 마치 행진곡 같은 분위기로 이어지고, 이후 드럼과 기타를 기반으로 하는 강력한 펑크 연주의 폭발과 함께 듣는 이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BPM을 살펴보면 곡의 첫 번째 파트는 75, 두 번째 파트는 194다. 두 배 이상인 셈이다. 이렇듯 갑작스러우면서도 드라마틱한 전환 덕에 수많은 비평가가 이 곡을 다음의 록 걸작과 비교했다. 퀸(Queen)의 ‘Bohemian Rhapsody’,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In the Flesh’, 그린 데이의 ‘Jesus of Suburbia’ 등등.

종국에 가서 ‘Welcome to the Black Parade’는 가히 ‘록 영웅’적인 풍경을 완성한다. 곡 속 아버지는 주인공에게 이렇게 말한다. “부서지고, 짓밟히고, 저주받은 자들을 위한 구원자”(the savior of the broken, the beaten, and the damned)가 되어줄 수 있겠냐고.

나는 지금도 ‘Welcome to the Black Parade’를 가끔씩 꺼내 듣는다. 하긴, 라이브 좀 못하면 또 어떤가. 스튜디오 버전이 이렇게나 훌륭하다면 라이브가 약한 것쯤 얼마든지 용서할 수 있다. 물론 나도 알고 있다. 마이 케미컬 로맨스의 라이브가 꽤나 개선되었다는 풍문을 모르지 않는다. 영상을 좀 찾아봤다. 어쩌면 진실인 것으로 보인다. 2026년 4월에 있을 16년 만의 내한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관 뚜껑은 다시 열릴 것이다.

글, 배순탁 (음악평론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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